
창밖으로 오토바이가 지나간다. 엔진 소리가 귀를 찢을 듯 거슬리지만, 이제는 그저 참는다. 소리가 멀어질 때까지 숨을 고르고, 다시 내 시야 앞으로 돌아온다. 2년 전의 나와 달리 나는 많은 것들을 참을 수 있게 되었다. 참는 것과 견디는 것의 차이를 아는지 모르겠지만, 어쨌든 나는 매일 그것을 하고 있다.
버스를 타고 그 장소를 지나간다. 자전거 가게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친다. 정말로 아무렇지 않은 건지,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건지 구분이 안 될 때가 있다.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르겠다. 시간은 결국 이렇게 내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날카로웠던 것들의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어 버린다.
친구들의 카톡이 쌓여간다. 2달째 답을 하지 않았다. 마음이 힘들다고 했다. 거짓말은 아니지만 진실도 아니다. 별 일이 있는건 아니다. 그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자체가 무거워서, 세상이 내 존재를 모르고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. 친구들은 기다려주겠다고 했다. 친구들은 나를 기다린다. 나는 언젠가 응답해야한다. 나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이들에게. 하지만 내가 기다리는 건 무엇일까.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는 기다림은 아닐까.
이곳은 섬 같다. 한정된 공간 안에서 같은 길을 걷고, 같은 버스를 타고, 같은 하늘을 본다. 고향을 떠나 타지로 간다는 건, 물리적 거리보다 더 먼 어떤 거리를, 돌아갈 수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채로, 그 모든 것을 감내하며 앞으로 가야만 하는 것인가 보다.
그저 매일 아침이 오고 저녁이 온다.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만 같다. 아니,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인지도 모르겠다.
날씨가 제법 차가워졌다. 나는 여전히 이 섬에서, 조용히 사라지는 중인지 아니면 다시 나타날 준비를 하는 중인지 알 수 없는 시간을 보낸다.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르겠다.